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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바우 사람들

춘천 102보충대 65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강원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 ‘102보충대.
이곳은 전방부대 입대를 위해 입소한 장정 260만명의 눈물이 서린 곳이다.
지난 9월 27일 102보충대엔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4000여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춘천 102보충대 마지막 입영식 장면.

 

입영장정을 배웅하러 온 가족과 친구, 연인들은 긴 이별이 못내 아쉬운듯 입영식이 열리는 부대 내 통일관 강당 앞에서 서로 포옹을 하며 맞잡은 두 손을 쉽게 놓지 못했다.
이날 입소한 ‘까까머리’ 장정은 모두 1000여명.
이들중 일부는 어머니를 바라보다 감정이 북받쳐 눈시울을 붉힌채 강당 안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춘천 102보충대 마지막 입영식 장면.

 


대학교 2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입대를 했다는 한 장정은 “솔직한 심정은 설렘반 두려움 반이다. 같은과 친구와 함께 동반입대해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부대 내에 마련된 ‘사랑의 우편함’ 앞에서 입소하는 아들에게 전해 줄 편지를 쓰고 있던 한 아버지는 “어제 춘천에 미리와 아들과 함께 숙박을 했는데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해 이렇게 편지를 썼다”며 귀띔했다.
그는 이어 “아들을 군대에 보내려니 1985년 논산에 입대할 당시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며 “아무쪼록 건강한 모습으로 전역하길 바랄뿐”이라고 덧붙였다.

 

춘천 102보충대 마지막 입영식 장면.


입영식 행사 중 한때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으나 입대 장정들과 가족들의 자유발언 시간이 이어지면서 다소 가라 앉았던 곧 밝게 전환됐다.
연단에 나선 한 어머니는 “국가와 지구평화를 위해 힘써달라. 화이팅”이라고 외쳐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2014년 12월 의정부 306 보충대가 63년 만에 해체된 이후에는 전국 유일의 보충대로 남아있던 102보충대.

 

춘천 102보충대 마지막 입영식 장면.


이 부대는 9월 27일 마지막 입영식을 끝으로 창설 65년만에 해체된다.
102보충대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 3월 제주도에서 창설돼 대구, 춘천시 근화동·율문리 등을 거쳐 1987년 신북읍 용산리에 터를 잡았다.
그동안 102보충대를 거쳐간 장정은 연평균 4~5만명으로 모두 260만명에 달한다.
10월부터 입영하는 장정들은 강원도 내 8개 시·군에 있는 제1야전군 예하 각 사단 신병교육대로 직접 입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