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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이색 체험마을

홍천 화로구이촌 연기 없어진다

 수도권에서 국도 44호선을 따라 강원 홍천군 홍천읍에 들어가다 보면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홍천읍 하오안리 일대 먹을거리단지에서 발생하는 냄새 입니다.
 아참, 홍천 ‘양지말 화로구이촌’이라고 말씀드려야 더 잘 아시겠군요.
 이곳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홍천은 몰라도 양지말 화로구이촌은 안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지요.

 

 

홍천 하오안리 화로구이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홍천군 제공>


 20개 업소가 밀집한 화로구이촌엔 연중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양양·속초 해변이나 설악산을 찾는 상당수 관광객들이 길목에 위치한 이곳에서 화로구이 맛을 즐깁니다.
 홍천 일대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한 골퍼들도 자주 방문하는 명소입니다.
 도로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을뿐 아니라 독특한 양념맛이 일품이어서 단골들도 많습니다.
 이곳의 업소 대부분은 돼지고기를 양념에 버무려 24시간 숙성시킨 뒤 손님상에 내놓고 있습니다.
 주말과 휴일이면 독특한 고추장 양념 삼겹살을 먹기 위해 찾아든 손님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룹니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일부 업소의 경우 주차장이 모자랄 정도죠.

 

 

홍천 하오안리 화로구이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홍천군 제공>


 밀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쉴 새 없이 고기를 굽다보니 각 업소의 굴뚝에선 끊임없이 연기가 배출됩니다.
 테이블에서 빨아들인 연기가 굴뚝을 통해 한꺼번에 배출되면서 냄새도 진동을 합니다.
 길가던 차량 운전자들은 그냥 고기 굽는 냄새정도로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냄새를 종일 맡아야 하는 인근 주민들은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닙니다.
 주민들은 수년전부터 “화로구이촌의 연기와 냄새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해 왔습니다.
 연기와 냄새가 너무 심했기 때문입니다.
 홍천 화로구이촌의 연견 방문객은 40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방문객 1명이 고추장 양념 삼겹살 등을 최소한 1인분을 먹는다고 가정해 봤습니다.
 화로구이 1인분이 200g 정도 입니다.
 방문객 수와 고기 1인분 양을 곱해봤습니다.
 이곳에서 연간 8만t의 고기가 화로숫불에 구워지는 셈입니다.
 엄청난 양의 고기가 구워지며 얼마나 많은 연기와 냄새를 발생했을 까요.
 물론 이곳은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역을 알리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순수하게 인근 주민 입장에서 보면 골치아픈 일 일것입니다.

 

 

홍천 하오안리 화로구이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홍천군 제공>


 홍천군은 고심끝에 한국환경공단에 의뢰해 연기와 악취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찼았습니다.
 전기 집진과 흡착을 이용한 일체형 백연(白煙) 및 악취 처리장치를 이곳 대형업소에 달기로 한 것입니다.
 이시설은 분당 610m³의 연기를 처리한다고 합니다.
 홍천군은 최근 양지말화로구이, 홍천원조화로구이, 참한우까망돼지 등 규모가 큰 3개 업소 대표와 ‘화로숯불구이 악취 방지 저감시설 설치·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홍천 하오안리 화로구이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홍천군 제공>


 지역의 대표 음식인 화로구이를 보다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예산도 지원키로 했습니다.
 국비와 군비가 각각 1억5000만원, 업소 자부담 6000만원 등 총 3억6000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환경부 또한 주민들의 생활환경과 밀접한 비규제대상 시설의 오염물질 관리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국비지원도 가능했습니다.
 홍천군은 7월 중 시설 공사가 마무리되면 냄새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기 또한 육안으로 보기 힘들 정도의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업소 대표들도 “민원이 해결돼 다행”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피서철을 앞두고 더 쾌적한 환경에서 홍천 화로구이를 즐길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