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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이색 체험마을

수학여행 1번지 정선 '개미들 마을'

 강원도내에서 농촌체험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정선군 남면 낙동2리 ‘개미들마을’ 입니다.
 특이해 보이는 이 마을 이름의 탄생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광해군 말기 이곳에 은거했던 한림학자 신일민(辛逸民)이 그늘에 개미가 많이 모여들어 앉을 곳조차 찾기 힘들게 되자 ‘개미들(개미들판)’이라고 푸념한 데서 유래됐습니다.
 36가구 8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첩첩산중에 신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5년 전부터 입니다.

 

강원도 정선군 첩첩산중에 있는 개미들 마을에 수학여행을 온 수도권지역 학생들이 떡메치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개미들 마을 제공


 소득증대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던 마을 주민들은 농촌체험에 주목했습니다.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특색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후한 인심을 베풀면 수도권 학생이나 도시민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이곳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개미모형을 세우고 고구마·옥수수 심기, 마을 동굴 탐험, 떡메치기, 난타체험, 풍경차·소달구지 타기 등의 50여개 농촌문화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선였습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숙박시설 및 체험 공간을 확충한 뒤 2008년부터 수학여행단을 겨냥해 선보인 농촌문화 체험프로그램은 입소문을 타고 번졌습니다.

 

개미들 마을에 수학여행을 온 수도권지역 학생들이 동굴체험을 하고 있다. 개미들 마을 제공


 지난 5년간 6만여명의 수도권 수학여행단을 유치했습니다.
 일반 단체관광객까지 포함하면 방문객 수는 11만명을 육박합니다.
 매년 봄·가을마다 수학여행단의 예약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외지 학생들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산골마을에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농산물 판매 등을 제외한 연간 순수 농외소득도 가구당 1000만원이 넘어섰습니다.
 마을 홈페이지에 ‘멋진 마을 풍경과 재미난 프로그램으로 인해 즐거움이 가득한 하루였다’는 등의 긍정적인 체험후기가 잇따라 게재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개미들 마을의 기적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개미들마을 풍경차 체험. 개미들마을 제공


 설악산, 경주 등 볼거리 위주의 유명 관광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개미들마을이 수학여행 1번지가 될 것 같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입니다.
 개미들 마을 주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변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2년전부터는 ‘녹색희망나눔’이란 새로운 아이템을 도입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별로 5년 된 사과나무 묘목을 100그루씩 심어 나뭇가지에 학교명을 기입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2년 뒤 가을에 수학여행을 온 후배들은 선배들이 심은 나무에서 얻은 과일을 먹을 수 있습니다.

 

개미들 마을에 수학여행을 온 수도권 학생들이 사과나무를 심고 있다. 개미들 마을 제공


 수도권 각급 학교가 이 프로그램에 앞다퉈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올해엔 전통문화를 주제로 한 ‘인성학교’를 개교하기도 했습니다.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농어촌인성학교로 선정된 것입니다.
 개미들마을은 인성학교를 통해 정선아리랑의 발상지인 거칠현동과 낙동리 일원에서 전통문화자산 및 농촌체험을 활용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처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개미들마을은 ‘2012 대한민국 농어촌마을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데 이어 안전행정부 주관 ‘2013년 전국 정보화마을 운영평가’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또 안전행정부 운영평가에서 3년연속 우수한 성적을 거둬 ‘명품정보화마을’로 선정됐습니다.
 개미들마을 주민들은 요즘 농촌체험과 녹색 식생활 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미들마을에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물고기 맨손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개미들 마을 제공


 이 마을 주변 계곡은 송어낚시터로 유명합니다.
 여름휴가철 가족과 함께 개미들마을을 찾아 농촌체험도 하고, 송어 낚시도 한번 즐겨보시죠.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될 겁니다. 
 아무쪼록 개미보다 부지런한 농촌주민들이 엮어가는 성공신화가 계속 지속되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