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ngyang, The area of pine Mushrooms and Salmons(송이와 연어의 고장 양양)’
태백준령을 넘어 동해안 바닷가에 위치한 강원 양양군에 들어서면 시내 곳곳에서 이같은 문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인구 3만여명의 소도시인 양양은 일단 설악산·낙산사·하조대 등 관광명소가 산재해 있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탈 수 있었다.
양양은 일반 관광객들은 물론 미식가들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맛의 고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이곳에서만 제맛을 느낄 수 있는 먹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중 으뜸으로 꼽히는 것이 ‘황금버섯’ ‘숲속의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양양 송이’다.
송이는 독특한 맛과 향으로 예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 왔다.
송이버섯이 최초로 등장한 문헌은 ‘삼국사기’로 통일신라 성덕왕 3년(서기 704년)에 진상품으로 올렸다고 기록돼 있다.
또 ‘조선왕조실록’에는 송이를 명나라 사신에게 선사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민담에 모양이 남성을 닮아서 양기에 좋다는 설도 있다.
송이가 예부터 식용 및 약용버섯으로 애용돼 왔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양양 송이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양양군 제공>
◇독특한 맛과 향…인공재배 안돼
하지만 송이는 워낙 생산량이 적어 요즘은 부르는 게 값이다.
시기와 생산량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는 하나 상품이 ㎏당 30만∼80만원을 호가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쉽게 맛볼 수 없을 정도다.
송이버섯의 주산지는 강원 양양·인제·삼척, 경북 울진·영덕·봉화, 경남 거창, 충북 제천 등으로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다.
경북지역이 국내 총생산량의 약 60%, 강원이 23%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송이는 물과 공기, 토양의 풍수까지 맞아야 잘 돋아난다.
낮기온이 섭씨 26도를 넘어서지 않고 밤기온도 1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야 풍작을 기대할 수 있다.
화강암이 풍화된 푸석푸석한 땅에 솔잎이 적당히 덮여 있는 20∼80년생 소나무 숲속이 적지다.
가끔 안개비가 내리고 맑고 신선한 날씨가 유지돼야 하는 등 생육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인공재배법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
◇적송림 발달 양양이 최적 자생지
양양송이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최적의 자생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양양군의 면적은 628㎢로 이 가운데 임야가 85%인 535㎢를 차지하고 있다.
화강암 토질에 적송림이 잘 발달돼 있어 송이균환 형성층이 두꺼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송이 크기도 타지역보다 1∼2㎝가량 크고 수분함량도 적어 향과 씹히는 맛이 뛰어나다.
설악산을 둘러보고 양양에서 송이 맛을 본 뒤 가을을 논하라는 말도 이같은 이유에서 나온 듯하다.
양양송이는 4,600㏊에 이르는 적송림 밑에서 매년 32t가량 생산돼 1,400여 농가에서 30억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현북면 명지리와 어성전리 등이 주생산지다.
6월 하순부터 여름송이가 본격 출하되나 품질은 가을 송이보다 다소 떨어진다.
양양지역 송이 채취꾼들은 “절기상 백로를 전후해 이 지역에서 10월 중순까지 생산되는 가을송이를 먹어야 맛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고 귀띔한다.
동의보감은 송이를 ‘소나무의 정기가 배어 있고, 독이 없으며, 맛이 달고 향기가 좋아 버섯 중에 으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양양 송이는 수분 함량이 87.5%로 일본산 92.7%에 비해 훨씬 낮은 것을 비롯, 단백질 2.7%, 지방 0.3%, 탄수화물 7.6%, 섬유 1.2%를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B1, B2, 나이아신, 에르고스테롤이 비교적 많이 함유돼 있다.
이밖에 위암, 직장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크리스틴이라는 항암성분이 들어 있을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주는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설악산의 크고 작은 봉오리들이 단풍저고리로 갈아입고 만산홍엽의 자태를 뽑낼 무렵, 양양지역엔 송이맛에 젖어 보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바로 이때 이곳에서 송이를 테마로 한 이색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양양군은 지역경기 및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1997년부터 체험이벤트성 송이축제를 열고 있다. 양양/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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