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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축제

꽃피는 4월에 눈축제를 한다고?

 온 산에 초록빛이 감돌고 있습니다.
 유채꽃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전국 각지에선 봄꽃을 주제로 한 축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중 진달래도 꽃망울을 터뜨린지 오랩니다.
 그런데 요즘 강원도에 눈 체험을 하러 오는 외국 관광객들이 있습니다.
 웬 뚱땅지 같은 소리냐고 핀잔을 주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4월 11일 강원 산간 고갯길에 눈이 쌓인 것만 봐도 강원도엔 아직까지 봄과 겨울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날 미시령에 1.5㎝, 대관령에 0.5㎝가량의 눈이 내려 이색적인 풍광을 연출했습니다.

 

지난해 4월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4월의 눈 축제(April Snow Festival)’에 참여한 태국 관광객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는 장면.<강원도 제공>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선 오는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월의 눈 축제(April Snow Festival)’가 열립니다.
 이 기간 동안 태국 관광객 730명이 용평리조트를 찾아 눈썰매를 즐긴다고 합니다.
 이 축제는 강원도와 한국관광공사가 손을 잡고 개발한 관광상품 입니다.
 겨울관광 성수기가 끝나고 비수기 시즌을 대비해 만든 상품이라고 합니다.
 잘 될까 걱정했는데, 반응은 예상외로 뜨겁습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April Snow Festival’엔 그동안 1829명의 태국 관광객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좀처럼 눈을 볼 수 없는 태국 관광객들이 자국의 쏭크란축제 연휴기간 동안 용평리조트를 방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쏭크란축제(Songkran Festival)는 매년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타이에서 열리는 축제 입니다.
 타이력의 정월 초하루인 쏭크란(4월 13일)을 기념하는 축제로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놀이가 성행해 ‘물의 축제’로도 불립니다.
 물놀이 하던 태국 사람들이 타국 땅에서 눈싸움을 경험하는 셈이죠.
 태국 관광객들은 눈 체험을 마친 후 동계올림픽 시설 및 주변 관광지도 함께 둘러볼 예정입니다.

 

겨울철 보광휘닉스파크 전경. <보광휘닉스파크 제공>


 이뿐 아닙니다.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에선 지난 10일 ‘휘닉스파크 스프링 듀얼 모굴대회’가 개최됐습니다.
 이 대회는 국내 스키대회 사상 최초로 4월에 진행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대회는 동계올림픽 주요 종목인 프리스타일 모굴 종목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벚꽃을 감상해야 할 시기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스키와 보드를 즐길 수 있다 보니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평창 보광 휘닉스파크는 4월 말까지 스키·스노보드 슬로프를 연장 운영합니다.
 폐장 시점을 4월 말로 조정한 휘닉스파크는 리프트 이용 금액 대폭 할인, 무료 장비 대여 서비스도 시행한다고 합니다.
 이같은 일이 가능한 것은 유난히 동절기가 긴 강원도의 기후특성 때문입니다.
 2005년 3월 4일 동해시에 61.8㎝의 눈이 내린 것을 비롯, 강릉, 속초 등 영동 지역에 50㎝ 안팎의 폭설이 쏟아졌습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강원도에선 3월에 모두 20번이나 눈이 내렸습니다.
 강원산간지역엔 3월 하순뿐 아니라 4, 5월에도 눈이 온 기록이 있습니다.
 고산지대에 차가운 동풍이 자주 유입되는 특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이같은 특성을 감안해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겨냥한 눈축제 상품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춘래불사춘이란 말이 실감나는 곳이 바로 강원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