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원도의 생태 이야기

폐허의 땅에서 생태계보고로 변신한 강원도 ‘인제’

전방지역인 강원 인제군에서 신종 2종과 한국 미기록종 등 희귀생물이 다수 발견됐다.
생물다양성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인제군은 ‘생명특별군(郡) 인제’란 슬로건에 걸맞은 도시이미지를 갖추게 됐다.
인제군이 2013년부터 지역의 생물자원조사를 벌인 결과, 신종 2종을 포함해 신종 후보 14종, 한국 미기록종 56종 등 모두 7047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제군에서 발견된 신종 곤충인 페살루스 인제시스(Psallusinjensis) <인제군 제공>


이는 2011년까지 확인됐던 6195종보다 852종이 늘어난 것이다.
세계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2종은 노린재목 장님노린재과의 육상 곤충으로 용대자연휴양림에서 채집됐다.
이들 신종의 학명은 페살루스 인제시스(Psallus injensis)와 페살루스 용대리(Psallus yongdaeri)로 정해졌다.
원종을 해당 지역에서 찾았다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인제’와 ‘용대리’란 지역 명칭을 붙였다.

 

인제군에서 발견된 신종 곤충인 페살루스 용대리(Psallus yongdaeri) <인제군 제공>

 


‘좀반날개류’ 등 신종 후보 14종도 현재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밖에 깊은산각다귀(파리목), 검정길쭉파리(파리목) 등 육상곤충 9종과 선태식물 5종, 고등균류 42종 등 56종의 한국 미기록종도 발견됐다.
인제군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6억원을 들여 서울대 등 11개 기관의 전문가를 참여시켜 생물자원조사를 벌여 왔다.

 

인제 아침가리 계곡

 

■인제군은 이런 곳
인제군은 북한과 인접한 접경지인 터라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수복지역이다.

 

1954년 마를린먼로 인제성당 앞 미군부대 위문공연 장면.<인제군 제공>


한국전쟁 당시 최대의 격전지로 풀 한 포기 남지 않을 정도로 잿더미가 됐다.
1945년 광복과 함께 관할지역이 남북으로 양단되는 아픔도 겪었다.
현재 1읍 5면 84개리(행정리)를 관할하고 있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아직도 인제군 서화면 이포리, 서희리, 가전리, 심적리, 장승리 5개리는 미수복지다.
인제군의 면적은 1645㎢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두 번째로 넓다.
하지만 군사시설보호법, 자연공원법 등 모두 10개에 이르는 법률에 의해 각종 제약을 받고 있다.
이같은 제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타 시·군에 비해 개발이 늦어지면서 청정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강원 인제군 기린면과 양양군 서면에 걸쳐 있는 점봉산 전경.< 인제군 제공>


2011년 환경부 환경성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람사르 습지 1호인 대암산 용늪에는 800여종의 희귀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천상의 화원’으로 알려진 곰배령을 품고 있는 점봉산에는 우리나라 생물종의 20%가 존재한다.

 

방태산 이끼계곡. <인제군 제공>

 

점봉산 곰배령 생태탐방로.<북부지방산림청 제공>


인제군은 천혜의 환경자원을 바탕으로 2013년 유엔으로부터 세계 104번째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지역전문센터인 RCE 인증을 받았다.
인제군은 깨끗한 물과 울창한 산림,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생태환경 속에서 인간이 편안함을 느끼며 함께 공존하는 특별한 지역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제군은 이같은 의지를 모아 2015년부터 ‘생명특별군’으로 발전하겠다는 방침을 표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