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방송된 MBC 수목미니시리즈 ‘7급 공무원’에서 탤런트 주원은 트로트 ‘곤드레 만드레’를 열창 했습니다.
 신세대 트로트 가수 박현빈의 부른 노래 입니다.
 ‘곤드레∼만드레∼나는 취해 버렸어. 너의 사랑에 향기 속에 빠져 버렸어’
 술 한잔 걸친 40~50대들이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복잡한 세상사를 술에 취해 잊어버리고 싶은 심정도 어느정도 작용했을 겁니다.
 ‘곤드레 만드레’는 부사 입니다.
 술이나 잠에 몹시 취해 정신을 차리며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양을 뜻합니다.
 요즘 강원도 정선을 찾으면 ‘곤드레’를 외치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물론 ‘만드레’ 소리는 없습니다.

 

 

정선 곤드레 나물.<정선군 제공>

 

 ‘곤드레’는 정선군이 지리적 표시제로 등록한 나물입니다.
 바로 아리랑의 고장 정선지역을 대표하는 나물이죠.
 곤드레는 ‘고려엉겅퀴’의 방언 입니다.
 한때 민들레나 둥굴레처럼 ‘곤들레’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곤드레 만드레’를 연상시키듯 바람에 흔들리는 잎이 마치 술에 취한 사람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 설도 있습니다.
 곤드레는 말리거나 데친뒤 냉동보관하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나물입니다.
 5~6월이 제철 입니다.
 노지에서 봄볕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큰 곤드레는 향긋함이 더해져 초여름 입맛을 돋우는데 제격이죠.

 

 

정선 곤드레.<정선군 제공>


 곤드레는 울릉도의 명이나물 처럼 구황작물 이었습니다.
 이는 정선아리랑에 등장하는 곤드레 가사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한치 뒷산에 곤드레 딱주기 임의 맘만 같으면 올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지.’
 곤드레는 먹을 것이 없던 춘궁기에 정선지역 주민들의 굶주린 배를 채워주던 고마운 나물이었습니다.
 묵은 곡식이 다 떨어지고, 햇곡식이 나오기 전인 궁핍한 봄철 정선지역 주민들은 곤드레를 뜯기 위해 산비탈을 오르내렸습니다.
 단순히 구황작물로 여겨지던 곤드레.
 하지만 수년전부터 웰빙 바람을 타고 찾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최승준 정선군수(왼쪽)가 명품 곤드레밥집 명패를 부착해 주고 있다.<정선군 제공>

 곤드레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A 등이 풍부하면서도 열량이 낮습니다.
 또 소화가 잘되고, 섬유소를 다량 함유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역할도 합니다.
 여성과 노인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나물입니다.
 이처럼 참살이 다이어트 음식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정선지역 농가들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주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워낙 돈이 되다 보니 밭에서 곤드레를 키우는 농가까지 생겼습니다.
 정선군의 2012년 곤드레 재배 면적은 191㏊, 생산량은 3216t이었습니다.
 5년전에 비해 재배 면적과 생산량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260여 농가는 곤드레를 생산해 해마다 수십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곤드레가 술추렴이나 하는 남편보다 낫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는 것도 바로 이때문입니다.

 

 

정선 곤드레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곤드레 나물을 구입하고 있다.<정선군 제공>


 정선군은 매년 5월 곤드레 축제도 열고 있습니다.
 지역 특산물인 곤드레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축제장을 찾으면 각종 요리 시식은 물론이고 신선한 곤드레와 산나물을 시중보다 싸게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곤드레를 재료로 한 대표음식은 역시 ‘곤드레 나물밥’ 입니다.

 

 

정선 곤드레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정선군 제공>


 쌀 위에 잘게 썰어 물에 불린 곤드레를 얹어 밥을 지은 뒤 양념간장에 비벼 먹으면 구수한 향이 입안가득 퍼지면서 봄철 잃었던 입맛이 되살아 납니다.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도 일품입니다.
 돌솥 곤드레밥을 지으면 더욱 좋고요.
 풍미를 더하는 곤드레 된장국도 빼놓을 수 없죠.
 5~6월 정선장터를 찾으면 곤드레 등 신선한 봄나물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이곳에선 곤드레를 시중 가격보다 30∼40% 저렴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죠.
 특히 봄철엔 지인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정선장터를 방문해 정선아리랑을 들으며 곤드레 나물밥을 먹는 주부들이 많습니다.
 미각도 충족시키고, 머리도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 ‘곤드레 나물’ 여행을 한번 떠나보시죠.

Posted by 경향 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