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강원도 내 비무장지대(DMZ) 인근 산간지역이 ‘명품 사과’ 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1960년대 까지 대구가 주산지이던 사과는 생육 한계선이 빠르게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경북을 거쳐 접경지역인 강원 철원과 양구까지 북상했다.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로 1365번길에 자리잡고 있는 ‘해안분지농원’에서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조생종 사과인 ‘홍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 100년 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이 1.8도 가량 상승한 탓이다.
강원도는 이같은 기후변화에 맞춰 사과를 대표 과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로 1365번길에 자리잡고 있는 ‘해안분지농원’에서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조생종 사과인 ‘홍로’.
그중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이 바로 북위 38도선 이북에서 생산되는 ‘양구 사과’다.
지난 9월 15일 오후 강원 양구군 해안면사무소 앞.
미리 연락을 받은 신현근 해안사과작목반장(53)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 마을에 건립된 사과선별장. <양구군 제공>
전방지역 특성상 네비게이션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고려한 신씨가 직접 면사무소까지 나와 길을 안내했다.
한국전쟁 당시 유명한 격전지였던 해안면은 ‘펀치볼 마을’로 불린다. 높은 산에 둘러싸여 마치 화채 그릇(Punch Bowl) 모양의 분지를 형성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 마을에 건립된 사과선별장. <양구군 제공>
해안면 펀치볼로 1365번길 산 중턱에서 신씨가 운영중인 ‘해안분지농원’에 도착하자 추석을 앞두고 이달 하순부터 본격 출하될 예정인 조생종 사과인 ‘홍로’가 붉은 빛을 발하며 탐스럽게 열려 있었다.
이 농원은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에서 불과 3~4㎞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최 전방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 마을에 건립된 사과선별장. <양구군 제공>
신씨는 “여름에도 보일러를 틀 정도로 15도 이상 일교차가 나는 해발 500~600m의 고지대에서 사과를 재배하다 보니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펀치볼 마을에서 생산되는 사과의 당도는 16브릭스(brix) 이상으로, 타 지역 사과에 비해 맛이 달고 좋아, 없어서 못팔 정도다”며 “경북지역 20여 농가가 사과재배를 위해 양구 펀치볼 마을로 이주해 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신현근 해안사과작목반장이 지난 15일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로 1365번길에 자리잡고 있는 ‘해안분지농원’에서 조생종 사과인 ‘홍로’를 수확하고 있다. 신씨는 13200㎡(4000여평) 규모의 농원에서 ‘홍로’와 ‘부사’ 등의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양구지역에서 사과가 본격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95년부터다. 이후 양구지역 사과재배 면적은 2005년 15㏊, 올해 125㏊ 등으로 급속히 늘어났다.
지난해 양구지역 120개 농가(해안면 펀치볼마을 80개 농가)는 2024t의 사과를 생산해 80억86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신현근 해안사과작목반장이 지난 15일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로 1365번길에 자리잡고 있는 ‘해안분지농원’에서 조생종 사과인 ‘홍로’를 수확하고 있다. 신씨는 13200㎡(4000여평) 규모의 농원에서 ‘홍로’와 ‘부사’ 등의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양구산 사과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8개 들이(10㎏) 1박스에 3만5000원~3만8000원 가량으로 타지역 사과(2만5000원~3만원)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양구군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외국 바이어들의 구매 요청이 잇따르고 있어 최근 해안면 펀치볼 마을에 30억원을 들여 사과선별장을 건립하기도 했다”며 “내년부터 홍콩 등에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근 해안사과작목반장이 지난 15일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로 1365번길에 자리잡고 있는 ‘해안분지농원’에서 조생종 사과인 ‘홍로’를 수확하고 있다. 신씨는 13200㎡(4000여평) 규모의 농원에서 ‘홍로’와 ‘부사’ 등의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양구 사과는 2015년 ‘대한민국 과실대전 대표과일 선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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