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은 ‘여름 과일의 제왕’으로 불립니다.
시원한 것이 땡기는 여름철엔 자연스럽게 수분이 많은 수박을 가장 많이 찾게 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감히 ‘제왕’이란 말이 붙어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수박은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수과(水瓜) 또는 한과(寒瓜)란 별칭이 생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서구에서 수박이 watermelon으로 불리는 것을 보면 동·서양 인식의 차이도 별반 없어 보입니다.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수박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507년인 조선시대 ‘연산군일기’에 재배 기록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아마 그 이전에 들어온 듯 합니다.
오랜 재배 역사에도 불구하고 흔히들 명품수박 하면 광주의 ‘무등산 수박’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껍질에 줄무늬가 없고 일반 품종에 비해 크기가 큰 무등산 수박은 옛날 임금님께 진상됐을 정도된 것으로 유명합니다.
섬유질이 많아 씹는 맛도 일품이죠.
워낙 유명하다 보니 가격 또한 비싼 편입니다.
무게가 20㎏이 넘을 경우 20만원이 넘는 고가에 거래됩니다.
보통 8㎏짜리는 2만원선에 거래되고, 16kg까지는 ㎏당 1만원씩 가격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희소성이 있는 대형 무등산 수박의 가격은 더욱 높습니다.
농민들은 “17㎏부터 이상은 ㎏당 2만원씩 가격이 높아진다”고 자랑 합니다.
하지만 까다로운 재배여건 등으로 인해 재배농민들이 줄어들면서 무등산 수박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 옵니다.
20~30년전만 하더라도 주로 남쪽 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던 수박은 기후변화와 재배기술 향상으로 이젠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국토 정중앙 청춘 양구 수박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양구 명품수박' 맛을 보고 있다.<양구군 제공>
특이한 것은 비무장지대(DMZ)와 인접해 있는 강원도 양구에도 명품수박이 생산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요즘 일부 마니아층에선 ‘양구 수박이 대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강원도 양구산 명품수박은 올해 첫 출하에서 경매 최고가를 기록해 그 인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지난 7월 29일 경기도 구리농수산물시장에서 펼쳐진 경매 행사에서 양구수박은 3만5000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첫 출하된 양구수박은 구리농산물시장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강서구 서부청과를 통해 모두 50t이 출하됐다고 합니다.
양구 명품수박 경매장면.<양구군 제공>
양구 명품수박 경매장면.<양구군 제공>
양구지역 농민들은 당도 13~14brix의 8~11㎏짜리 수박을 선별해 8월 중순까지 주로 수도권의 대형 물류시장을 통해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일교차가 큰 지역 특성으로 인해 당도가 높고 육질이 아삭아삭한 양구수박은 저장기간도 길어 과일상으로부터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타 지역의 수박보다 30~60%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양구지역 157개 농가는 지난해 89㏊에서 5400t의 수박을 생산해 97억원의 소득을 올렸습니다.
올해는 198개 농가가 92㏊에서 수박을 재배해 100억원 가량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구군 또한 2011년부터 과채류명품화사업을 추진하며 하우스 시설 및 친환경 농자재 등을 지원하는 등 고품질의 수박 생산기반을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양구 명품수박 경매장면.<양구군 제공>
수박에 함유돼 있는 리코펜 성분은 활성산소를 억제해 노화방지에 좋고 암을 예방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시트룰린 성분도 있어 몸 속의 노폐물을 배출시키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수분이 많은 특성상 칼로리도 낮은 편 입니다.
여성분들이 몸매 걱정 없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올 여름엔 양구 명품수박을 한번 접해보시죠.
양구지역 관광지를 찾아 수박 맛을 보면 더 좋겠지만, 시장에서 구입해 집에서 드셔도 참 시원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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