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와 한내리에 걸쳐 있는 해발 1071m의 덕항산((德項山).
백두대간의 축인 두타산과 매봉산 사이에 위치해 태백시와 경계를 이룬다.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병풍암이 동남으로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수억년의 신비를 간직한 동굴이 산재해 있어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덕항산은 199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식물인 노랑무늬붓꽃과 개병풍, 동강할미꽃이 자생하는 등 자연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다.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와 한내리에 걸쳐 있는 덕항산 전경.<삼척시 제공>
산 주변엔 화전민의 애환이 서려있는 너와·굴피집 등 민속유물도 많다.
이곳 주민들은 ‘가파른 산을 넘으면 화전을 일구기 좋은 편평한 땅이 있어 덕을 봤다’고 해 덕메기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골말을 들머리로 삼아 낙엽송 숲길인 자암목이능선을 타고 산을 오르다 보면 군데군데 솟아 있는 촛대·설패바위와 미륵봉 등 기이한 돌을 만나게 된다.
독특한 멋을 뽐내는 각 봉우리와 아늑한 산세를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다.
동쪽은 깎아지른 듯한 석회암 사면이고 서쪽은 고위평탄면을 이룬다.
석회암 사면은 지하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동양 최대의 석회암 동굴인 환선굴을 비롯해 관음·큰재세굴 등 6개의 동굴을 품고 있다.
덕항산에 있는 동양 최대의 석회암 동굴인 환선굴. 환선굴 통일광장 전경.<삼척시 제공>
덕항산의 백미는 바로 이들 동굴이다.
동굴 내부는 30도를 웃도는 한여름에도 10~15도를 유지해 산행의 피로를 풀기에 적합하다.
이 때문에 덕항산을 찾으면 마루금의 빼어난 조망과 기암괴석의 아름다움, 환선굴 등 천연동굴의 신비함에 3번 감탄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천연기념물 제178호인 환선굴은 97년 10월15일 일반인들에게 개방돼 현재까지 7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간 곳으로 ‘동굴의 도시’ 삼척을 대표하기도 한다.
동굴 입구의 크기는 폭 14.2m 높이 10m이며 총 연장은 8㎞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연장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동굴 안에는 여러 개의 작은 폭포와 기형휴석(옥좌대), 종유관 동굴진주, 동굴산호 등 아름다운 동굴 생성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환설굴 내부 전경.<삼척시 제공>
동굴에는 또 환선장님딱정벌레 등 47종의 동굴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환선굴에는 많은 전설과 설화도 전해진다.
옛날 촛대바위 근처의 폭포수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멱을 감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쫓아가자 지금의 환선굴 근처에서 자취를 감추고 바위 더미를 쏟아냈다고 한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이 여인을 선녀가 환생한 것으로 보고 바위가 쏟아져나온 곳을 환선굴이라 부른 뒤 제를 올리며 평안을 기원하게 됐다고 한다.
최근엔 환선굴 인근에 위치한 대금굴도 개방됐다.
삼척시 대이동 굴지대를 운행하는 모노레일.<삼척시 제공>
대금굴은 다른 동굴에서 보기 드문 황금색 커튼형 종유석뿐 아니라 5m 높이의 비룡폭포도 있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을 관람할 수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대금굴 내부 전경.<삼척시 제공>
<등반 안내>
덕항산은 일대에 천연동굴이 많아 등반시 생태환경을 염두에 두고 산행을 즐겨야 한다.
등반 코스는 4곳. 코스별로 왕복 3시간20분∼5시간가량 소요된다.
코스는 골말∼전망바위∼사거리 안부∼정상∼사거리 안부∼환선봉∼자암재∼환선굴 입구∼골말(5시간)을 비롯해 골말∼자암골∼자암재∼환선봉∼사거리 안부∼정상∼사거리 안부∼외나무골∼점촌(4시간10분), 점촌∼외나무골∼구부시령∼정상∼사거리 안부∼1048봉∼큰가래골∼무사동(3시간20분), 골말∼자암목이능선∼전망바위∼사거리 안부∼정상∼구부시령∼외나무골∼점촌(3시간30분) 등이다.
이중 덕항산의 묘미를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곳은 골말에서 전망바위로 이어지는 코스다.
기암괴석의 비경을 감상한 후 하산이 거의 끝날 즈음 환선굴을 탐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암재∼환선굴 구간은 경사가 심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삼척 오십천 상류에 위치한 미인폭포.<삼척시 제공>
등반 후 인근 오십천 최상류에 있는 50m 높이의 미인폭포나 공양왕릉.황영조의 고향인 초곡마을 궁촌해수욕장, 태조 이성계의 5대조이자 목조(穆祖)의 아버지인 고려 이양무 장군의 묘소인 준경묘를 볼 수 있다.
특히 덕항산과 두타산 사이인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에 있는 준경묘는 그 일대에 운치있는 금강송 군락지가 있어 시민단체가 2005년에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덕항산이 위치한 삼척엔 영화 ‘봄날은 간다’의 촬영지와 덕풍계곡·신흥사 등 관광명소가 많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덕항산을 찾으려면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7번국도∼삼척∼태백방면 38번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영남지역에서 올 때는 7번국도를 이용해 북쪽으로 올라오다 원덕(호산)에서 416번 지방도를 타고 태백으로 들어가 38번이나 35번 국도를 타면 된다.
경향신문 최승현 기자
'강원도의 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넉넉한 육산 풍모 자랑하는 영월 백덕산 (0) | 2013.04.20 |
---|---|
마지막 남은 원시림 인제 방태산 (0) | 2013.04.20 |
두번 넋을 잃는 양구 대암산 (0) | 2013.04.20 |
천년 고찰 품은 홍천 공작산 (0) | 2013.04.20 |
백두대간 전망대 평창 계방산 (0) | 2013.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