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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강,해변,바다이야기

동해안도 중국어선 출몰 골머리

 요즘 동해안을 지키는 해양경찰이 무척 바빠졌다.
 중국 어선들이 동해안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동해해양경찰서는 5월 30일 중국어선이 북한수역 조업차 동해안을 따라 이동함에 따라 불법조업과 어구 손상 등 우리 어선의 피해 예방을 위해 경비강화에 돌입했다.

 

 

5월 30일 중국어선들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기 위해 동해안을 따라 이동을 하고 있다. <동해해경 제공>  


 중국어선 20여척은 이날 오후 경북 울진군 죽변 북동 35마일 해상을 거쳐 북한수역에 진입했다.
 동해해경은 최다 이동시기인 6∼7월 1000여척 이상의 중국어선이 집중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해해경은 삼봉호(5001함)를 비롯, 경비함정 4척과 어업지도선 1척 등을 증가 배치해 중국어선이 외곽으로 항해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5월 30일 중국어선들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기 위해 동해안을 따라 이동을 하고 있다. <동해해경 제공>


 또 해군 군함, 육군 레이더 기지, 동해어업관리단, 어업정보통신국 등 관련 기관과 합동 경비·감시체제도 구축했다.
 중국 어선들이 동해 북한 수역에서 처음으로 조업을 시작한 것은 제1차 북·중 어업협정이 체결된 2004년이다.
 당시 연간 144척에 불과하던 중국 어선 수는 해마다 그 규모가 늘어 2011년 1299척에서 2012년엔 1439척으로 증가했다.

 

 

5월 30일 중국어선들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기 위해 동해안을 따라 이동을 하고 있다. <동해해경 제공>


 이들 중국 어선들은 4만t(강원도환동해본부 추정치)가량의 오징어를 싹쓸이 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09년 연간 2만4253t에 달했던 강원도내 오징어 어획량은 2011년 1만4141t에 그쳤다.
 특히 북한 수역으로 이동하는 중국 어선들이 우리 영해를 통과하면서 어구·어망을 훼손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2011년엔 강원도내 유자망·자망 어선 57척이 4억93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동해해경이 초여름 바짝 긴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해경은 지난해 동해 북한수역으로 이동하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단속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동해시 묵호항 앞 해상에서 벌인 이 훈련엔 독도 경비함으로 이름난 삼봉호(5001함) 등 대형함정 2척과 헬기 1대, 고속보트 4척, 육군 레이더 기지 및 민간어선 등이 참여했다.
 이 훈련은 북한해역으로 북상 중이던 중국어선 1척이 우리 수역 내에서 불법 조업 중이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양경찰 헬기와 함정이 검문검색을 시도하지만 정선명령에 저항하며 도주하는 상황을 가정해 열렸다.
 오죽하면 해경이 불법조업 어선의 진압·나포 훈련까지 했을까.

 

 

5월 30일 중국어선들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기 위해 동해안을 따라 이동을 하고 있다. <동해해경 제공>


 동해해경은 올해이 경우 지난해보다 많은 중국어선이 동해안을 따라 북한수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돼 경비를 한층 더 강화할 수 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원 동해안지역 어민들도 아우성이다.
 이들은 “중국어선들이 회유성 어류의 치어까지 마구 남획하면서 어족자원이 고갈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전국 각 자치단체들도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해 부산 BEXCO에서 열리는 제5회 광역수산행정협의회 주요 안건으로 ‘북한수역 중국어선 조업 관련 어업인 지원 특별법 제정’과 ‘어업지도선 건조 국비 지원’ 등을 제출하기도 했다.

 

 

 5월 30일 북한수역에서 조업하기 위해 동해안을 따라 이동을 하는 중국어선의 모습이 동해해경 경비함의 레이더에 포착됐다.<동해해경 제공>


 국회차원에서도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엔 ‘외국어선의 동해 북한 수역 조업에 따른 동해안지역 어업인 지원 특별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해당 법안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하여금 동해안지역 어업인 종합지원계획을 수립해 시행토록 하고 어업인 소득 증대, 어족자원 보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주로 서해안에서 문제가 됐던 중국어선 조업에 따른 부작용이 동해안으로 확대된 양상이다.
 중국어선들에게 동해안 북한수역을 내준 오늘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