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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명산

산 보호 외국은 어떻게?

자연국립공원인 해발 4418m의 마운틴 휘트니(Mt. Whitney)는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본토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공원 당국은 20여년 전부터 만년설을 간직한 이 산의 하루 입산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입산 희망자는 사전에 공원사무소에서 입산허가를 받아야 한다.

시설물 이라곤 등산로입구(Elevation 8371 Feet)의 매점 한곳과 쓰레기통 1개, 산중간에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간이화장실(Solar Toilet) 2개, 정상에 무인대피소 하나뿐이다.
등산로도 매우 좁다.

 

1960년대 설악산 대청봉 정상 일대모습. │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 제공

 

설악산 대청봉 정상 일대의 1960년대(위)와 최근 모습(아래). 잘못된 정상등정 문화로 수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설악산 대청봉 정상 일원 바위에 틈에 있던 흙이 50㎝이상 깍여 나갔다. │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 제공

 

하지만 철저한 통제 관리와 자연을 손상시켜서는 안된다는 방문객들의 인식 확산으로 좀처럼 버려진 휴지조각 하나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미국 국립공원청은 2001년부터 성수기에 한해 유타주의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소들을 연결하는 9.6㎞ 구간의 도로에서 거의 모든 차량의 통행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4월부터 10월까지 하루 평균 4000대씩 다니던 차량이 통제됐다.
매연이 없는 프로판 가스로 움직이는 셔틀버스가 방문객을 싣고 자이언 협곡을 통과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로 인해 교통 정체로 인한 스트레스와 소음이 줄어들고, 셔틀 버스 운행으로 공원의 환경도 좋아졌다.
협곡을 따라 흐르는 버진 강의 물소리까지 자연스럽게 들릴 정도다.
조계중 순천대 산림자원학과 교수는 “미국의 국립공원도 방문객 수 증가에 따른 환경오염과 자동차에 의한 대기오염으로 골머리를 앓다 보니 제한조치를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도 국립공원 탐방객 수에 연연하지 말고 적극적인 관리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 권금성에 케이블카가 설치된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표토가 유출돼 풀과 나무가 사라져 민둥 바위로 변해버렸다. │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 제공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몇몇 국가들은 산림보호를 위해 ‘내일은 원시숲’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산림면적의 일정 부분에 어떠한 인위적 행위도 가하지 않는 산림보호 조치다.

인간이 필요한 방향으로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산림자체가 환경변화에 적응하며 자신을 보호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독일은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산림면적 약 1107만6000㏊ 중 5%를 원시숲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들 국가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숲에 대한 남다른 국민적 관심을 꾸준히 키워왔기 때문이다.

 

설악산 중청대피소 주변의 취사 모습은 삼겹살 집을 방불케 한다. 심지어 무쇠불판을 지고 올라와 삼겹살을 굽고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있다. 자연과의 교감은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다.│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 제공

어려서부터 숲을 가까이 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그 가치와 의미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정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숲유치원은 독일 등에서 국가가 정식으로 인정하는 교육과정이다.
숲 유치원에 다니는 0세~3세 아이들은 숲에서 낮잠까지 해결한다.
‘나를 만나는 숲’ 연구담당인 한광용 박사(환경분석 전공)는 “독일 등에서는 이같은 숲 활동을 50년전부터 시행하고 있다”며 “숲유치원 교육과 시멘트 건물안의 교육은 크게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박사는 이어 “유아숲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의 조사 결과를 보면자녀가 숲에 다녀온 날 게임, TV시청 시간이 짧아지고, 취침시간이 빨라졌다는 부모들의 답변이 많이 포함돼 있다”며 “아이들에게 생명의 가치를 알려 주는 교육을 조기에 실시하는 것이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유일한 희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