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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명산

백두대간 으뜸 설악산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가을 향연을 알리는 단풍은 언제나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에서 시작된다.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고목의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기 직전, 어느새 계절이 겨울의 들머리에 섰음을 깨닫게 하는 첫눈 소식 역시 마찬가지다.
 산악인뿐 아니라 등산에 별 흥미가 없는 일반인들에게까지 대청봉이 친숙하게 여겨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강원 속초·양양·고성·인제 등 4개 시·군에 걸쳐 있는 설악산은 4계절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연중 내내 등반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하늘과 맞닿은듯 흰구름을 걸치고 있는 용아장성의 모습이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고 있다. 용아장성은 잦은 사고로 인해 출입이 통제된 지역이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봄이면 온갖 야생화가 만발해 천상화원을 연상케 하고 한 여름 기암괴석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청량감을 더한다.
 울긋불긋 물든 단풍나무와 파스텔톤의 주황·노란색으로 치장한 각종 활엽수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빛을 발하는 오색 가을단풍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게다가 북풍한설의 눈발 너머로 드러나는 설경 또한 일품이다.
 동국여지승람에 “한가위에 내리기 시작한 눈이 하지에 이르러 사라지기 때문에 설악이라 한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려 겨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설악산 설경.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설악산 설경.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해발 1708m의 설악산은 남한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하지만 주봉인 대청봉을 비롯, 하늘을 향해 질주하듯 솟아있는 700여개 봉우리가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어 ‘제2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초보 알피니스트들은 설악산을 백두대간의 으뜸으로 일컬으며 첫 정복 대상으로 대청봉을 주저없이 선택한다.
 최근 일부에서 오색지구를 따로 떼네 남설악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설악산은 미시령·한계령·공룡능선 등을 경계로 서쪽의 ‘내설악’과 동쪽의 ‘외설악’으로 크게 나뉜다.
 동해 바다와 인접해 있어 등반객 및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는 외설악엔 대청봉을 비롯, 천불동 계곡·장군봉·울산바위·권금성 등 암릉미가 뛰어난 명소들이 산재해 있다.
 백담·수렴동·백운동·가야동 계곡과 12선녀탕 등이 자리잡고 있는 내설악은 계곡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꿩의바람꽃.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대체로 정상부의 능선은 육산의 푸근한 모습을 갖추고 있고 아래쪽은 기암절벽과 계곡이 발달해 골산의 화려함을 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단풍 시즌이 거의 끝난 10월 말 이후에도 인파가 북적이는 곳은 바로 천불동 계곡이다.

 

 

노루귀.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마치 1000개의 불상으로 채워진 형상을 하고 있는 천불동 계곡은 와선대·비선대·귀면암·오련폭포·양폭·천당폭포 등 유수한 절경을 품에 안고 있어 4계절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설악산은 이처럼 빼어난 자연경관뿐 아니라 백담사(百潭寺)·봉정암(鳳頂菴)·신흥사(新興寺)·계조암(繼祖菴) 등의 이름난 사찰과 진전사지 삼층석탑 등 각종 문화재 등을 품고 있어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또 희귀 야생동물이 많이 서식하고 다양한 식물군락 등 식생 또한 뛰어나 곳곳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 및 ‘국립공원특별보호구’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변산바람꽃.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이로 인해 특별보호구로 지정된 야생식물군락지인 대청봉~소청 정상(탐방로 제외), 점봉산·화채능선·마등령~미시령 일원과 야생동물 서식지 흑선동계곡(황장폭포~대승령)은 오는 2026년까지 출입이 통제된다.
 굳이 정상을 밟지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 중턱 밑에 살포시 자리잡고 있는 계곡과 사찰 등을 둘러본 후 하산길에 척산 또는 오색온천을 찾아 심신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것도 설악산 산행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복수초.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등반및 교통 안내>
 소청·중청·대청 등 설악산 주요 봉우리의 정상을 밟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산세가 험한 곳이 많은 데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출·일몰 시각 등을 꼼꼼히 살펴 사전에 구간별 주파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코스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보통 8~14시간가량 소요된다.
 초보자는 다소 버거울 수밖에 없는 만만치 않은 산행이다.
 대표적 등반 코스는 △설악동~비선대~귀면암~양폭~희운각~소청~중청~대청~오색(10시간30분) △설악동~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소청~설악산장(11시간) △용대리~백담사~수렴동대피소~쌍폭~봉정암~소청~설악산장(8시간) △남교리~탕수동~대승령~귀청~한계령 갈림길~설악산장(13시간30분) 등이다.
 이 가운데 등반 동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비선대를 들머리로 한 천불동 계곡~오색 코스다.

 

얼레지.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연이은 폭포와 기암괴석이 연출하는 장관을 감상하며 양폭대피소를 거쳐 희운각에 다다르면 산장 앞 계곡물로 땀을 식히며 반드시 식수를 점검해야 한다.
 이곳에서 대청까지는 마실만한 물이 없다.
 가족과 함께라면 케이블카를 타고 신흥사 입구에서 남으로 우뚝 솟아 있는 권금성에 올라 울산바위, 금강굴 일대를 바라보는 것도 좋다.
 이밖에 가벼운 트레킹 정도의 산행을 원하는 나들이객들은 왕복 2시간 거리의 오색약수~용소폭포 코스를 즐겨 찾는다.
 산행 후 오색약수를 맛보고 양양 낙산사나 하조대에 들러 푸른 동해바다를 바라보면 답답했던 가슴이 트인다.
 수도권 주민들은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서울~속초간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편하다.
 부산, 대구, 울산 등지에서도 속초행 직행버스가 다니고 속초시가지에서 설악동을 연결하는 시내버스도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영동고속도로 현남IC를 거쳐 속초 방면 7번 국도로 향하면 설악동을 쉽게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