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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맛

유배온 단종이 대접받았던 ‘영월 어수리’ 밥상

강원 영월지역엔 조선 제6대 왕인 단종의 애사가 서린 곳이 많다.
그중 한 곳이 ‘단종대왕 유배길’이다.
단종은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 청령포에 유배됐다.
당시 한양에서 출발해 영월 청령포에 도착하기까지 7일 가량이 소요됐다.

 

어수리 밥상. 영월군 제공

단종이 영월로 들어오던 솔치고개부터 청령포까지 43㎞ 구간을 ‘단종대왕 유배길’이라 부른다.
영월지역 주민들은 청령포로 유배 온 단종에게 ‘어수리’ 나물 밥상을 차려 대접했다.
산과 들에 흔하게 자라는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어수리의 애초 이름은 ‘어누리’였다.
단종이 이 나물을 드신 후 명칭이 ‘어수리’로 바뀌었다.
‘임금에게 드리는 나물’이란 의미를 담아 ‘어수리’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어수리는 단종 복위 후 임금 수라상에 오르는 진상 나물이 됐다.

 

어수리 밥상. 영월군 재공

어수리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몽골, 일본, 러시아 등에 분포하고 있다.
6~8월 가지 끝과 줄기 끝에 흰색의 꽃이 핀다.
선조들은 어수리의 어린 순을 채취해 나물 등을 만들어 섭취해 왔다.
최근엔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항바이러스와 항염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어수리를 활용해 만든 음식. 영월군 제공

영월군은 단종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나물인 어수리 밥상을 지역 특화음식으로 개발해 시범 판매에 들어갔다.
먼저 어수리 정식과 어수리 나물밥을 판매해 소비자 반응을 보고, 어수리 만두를 추가 개발하는 등 메뉴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영월 청령포에 유배됐던 단종이 17세 되던 해(1457년) 사약을 받고 묻힌 장릉(莊陵)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