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는 301.5m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 나즈막한 산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언제나 편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고, 전망 또한 좋아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는 곳.
 바로 강원 춘천시의 봉의산(鳳儀山) 얘깁니다.
 봉의산은 춘천 도심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춘천을 상징하는 봉의산은 상서로운 봉황이 나래를 펴고 위의(威儀)를 갖춘 모습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림대쪽을 돌아 봉의산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

 

비탈에 나무뿌리가 드러나 있다

 

등반의 묘미를 더해주는 안반들.


 정상부에는 봉수대가 있습니다.
 또 8부 능선엔 강원도 기념물 제 26호인 봉의산성(鳳儀山城)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능선의 가파른 지형을 이용해 쌓은 봉의산성은 7세기 이후 신라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형이 훼손돼 1991년부터 1993년까지 140여m가 복원됐습니다.

 

봉의산성


 

 

 ‘신증동국여지승람’엔 봉산 산성의 둘레는 2463척이고 높이는 10척이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고려사절요’에도 봉의산에 대한 기록이 나옵니다.
 고려 고종 4년 거란족의 침입으로 안찰사 노주한(魯周翰)이 이곳에서 전사하였다는 내용입니다.
 ‘고려사’엔 몽고족의 4차 침입 때 춘천 주민들이 산성에 들어가 항거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격전지였습니다.

 

 몽고군과 대치시 대의에 순한 이름 모를 수많은 선열들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봉의산 순의비(鳳儀山殉義碑).

 

 

봉의산 정상 부근에 설치된 전적지 기념물

 

 


 봉의산 중턱 동쪽 기슭 해발 150m 지점엔 선사시대 사람이 살던 인공동굴 집인 ‘혈거유지(穴居遺址)’도 있습니다.
 이 유적은 1962년 성심여자대학교(현 한림대학교)를 짓기 위해 공사 중 터를 닦다가 우연히 발견됐다고 합니다.
 내부바닥의 직경은 약 4m, 천장의 최고 높이는 2.1m에 달합니다.
 발견당시 동굴 속에선 인골과 간돌도끼, 돌화살 촉, 수정조각, 대롱구슬, 낚시바늘 몸통부분, 돌방망이, 소형토기 등의 유물이 출토됐습니다.
 천장에 그을음이 남아 있는 점으로 미뤄 불을 사용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북쪽 산마루엔 소양강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소양정(昭陽亭)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소양정은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호로 창건된 시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고려 말 문인들의 시에 나오는 것으로 볼때 이전에 이미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분지 한 가운데 위치한 작은 산에 각종 유적이 산재해 있는 셈입니다.
 정상 부근엔 체력단련 시설이 있어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봉의산 정상 체력단련 시설


 10여개의 다양한 등반코스가 있습니다.
 소요시간도 왕복 50분~1시간 30분으로 부담이 없어 점심시간대를 이용해 이곳을 찾는 직장인들도 많습니다.
 항상 눈에 거슬리던 봉의산 정상의 폐통신시설도 2013년말까지 철거될 예정입니다.
 봉의산엔 1968년부터 1990년까지 주한미군이 설치한 반사판과 국가 안보기관의 통신 건물, 이동통신사의 통신장비, 방송중계탑 등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이후 방송·통신기술의 발달로 2010년 주한 미군 반사판과 이동통신사 통신장비 등은 철거 됐습니다.
 하지만 사용되지 않고 있는 일부 통신 건물이 여전히 남아 있어 경관을 해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번에 철거되는 통신건물은 1973년도에 설치된 것으로 1995년 폐쇄됐습니다.
 강원도는 4억3800만원을 들여 이 시설을 철거하고, 산림을 복원키로 했습니다.

 

폐쇄된 봉이산 샘터

 

 

하산후 흙먼지 등을 털어내고 있는 등반객들.


 

 

Posted by 경향 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