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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바우 사람들

진짜 감자 최문순 스타일?

 최문순 강원도지사(57)의 애칭은 ‘진짜 감자 문순C’다.
 강원도청 옆 산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도지사 관사의 별칭도 친근감을 더 한다.
 ‘봉의산 문순C네’
 주변에서는 동네 아저씨 같은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그의 이미지에 딱 맞는 이름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최 지사가 대화중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예 예”다.
 그가 다른 사람과 인사를 나누던중 머리를 너무 숙여 부딪칠뻔 한 일도 한두번이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면인 사람들은 최 지사의 속내를 쉽게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 지사의 지인들은 “예”가 한두번 반복되는 것은 긍정의 답변이 아니라고 말한다.
 대화중 접두사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는 얘기다.
 “아! 예 예 그렇군요. 예 예 그렇게 하시죠”라는 말이 반복되야 자신의 의중이 담긴 긍정의 표시란 귀띔이다.
 일부 측근들은 직설적인 화법을 자제하며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전형적인 ‘강원도 사람, 감자바우 스타일’이라고 평한다.
 그랬던 최 지사가 지난 2011년 4월 27일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한 직후부터 간혹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 가운데 배번 1025번)가 지난 1월 20일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열린 ‘대관령국제알몸마라톤대회’에 참가, 출발선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강원도 제공>


 보궐선거 당시 최 지사는 젊은층의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수상스키와 4륜오토바이를 타는가 하면 인제 합강에서 번지점프를 하기도 했다.
 춘천 의암호에선 생소한 수상스키를 타느라 균형을 잡지 못해 연신 물을 먹었다.

  또 몸에 쫙 달라붙는 수영복을 입고 민망해 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유머감각도 수준급이다.
 그는 “상대 후보인 엄기영 선배보다 나이가 젊은데도 저를 5년 선배로 보는 도민들이 많아 체력을 과시하기 위해 번지점프를 했다”고 말해 주변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한 공무원은 “지난해 전통시장의 대표적인 상품 판매와 홍보를 위해 마련한 ‘전통시장 감자원정대’ 행사에 도지사가 직접 감자 복장을 하고 퍼포먼스를 벌일 줄은 정말 몰랐다”며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감자원정대 행사에서 감자 복장을 한 최문순 강원도지사(오른쪽)<강원도 제공>


 감자복장 뿐이 아니다.

 북풍한설 영하의 날씨 속에 옷까지 벗기도 했다.
최지사는 투표 독려를 위한 공약을 부탁하는 한 트위터리안의 주문에 “18대 대선 투표율이 72%를 넘으면 알몸마라톤에 출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그는 투표율이 75.8%로 나타나자 약속을 지켰다.
 최 지사는 지난 1월 20일 대관령눈꽃축제 부대 행사로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열린 ‘대관령국제알몸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윗옷을 벗은 채 달렸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 가운데 배번 1025번)가 지난 1월 20일 대관령눈꽃축제 부대 행사로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열린 ‘대관령국제알몸마라톤대회’에서 윗옷을 벗은 채 달리고 있다. <강원도 제공>

 

그는 오는 4월 또 한번의 마라톤대회에 출전한다. 
  양양국제공항 홍보를 위해서다.
 최 지사는 오는 4월 21일 광주상무시민공원에서 열리는 호남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개인전 하프코스 10㎞ 단축마라톤에 출전하는 최 지사는 이날 국내·외 5000여명의 출전선수들과 함께 달리며 양양국제공항을 홍보할 생각을 하고 있다.
 최 지사는 양양국제공항의 국제적 인지도가 낮은 점을 고려, 외국인이 참가하는 이번 호남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그는 “양양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양양공항이나 취항지역 공항에서 낙하산이라도 메고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혀왔다.
 그만큼 양양국제공항을 살려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최지사의 이같은 행보를 우호적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다.
 항상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자신이 추진하는 일에 관심을 유도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강원도정을 책임지는 수장으로 때론 권위적인 모습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항상 친근한 모습으로 자율을 강조하다 보니 조직 장악력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고 조언한다.
 이같은 이유로 최 지사의 스타일이 앞으로 다소 변할 것으로 예측하는 이들도 있다.
 그는 ‘진짜 감자’란 애칭을 좋아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측근들은 아직까지도 ‘스타일 변화 가능성 별로 없음’에 한표를 던지고 있다.
경향 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