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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바우 사람들

영동지역을 들썩이게 하는 '강릉 단오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가 오는 6월 5일부터 12일까지 강릉 남대천 일원에서 열린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천년동안 이어온 단오제를 열지 못한터라 올해 행사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고조되고 있다.
강릉단오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10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의 민속축제다.

 

강릉단오제에서 국내 유일의 무언가면극인 <관노가면극>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사)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올해 강릉 단오제의 주제는 ‘단오와 몸짓’이다.
오는 6월 7일 강릉대도호부 관아에서 시작해 도심 2㎞ 구간에서 열리는 단오제의 백미인 신통대길 길놀이(영신행차)에는 24개 참가팀을 비롯, 주민 등 2만여명이 참여한다.
단오제 기간 동안 국제무형문화유산(ICCN) 회원도시인 프랑스 가나(Gannat), 강릉시 자매도시인 중국 허베이성 징저우 등 4개국 6개 도시의 공연팀이 자국의 다양한 민속공연 등을 선보인다.

 

강릉단오제에서 국내 유일의 무언가면극인 <관노가면극>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사)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또 국내 20여개 공연팀이 송파산대놀이, 수영야류, 은율탈춤, 양주 소놀이굿, 농악, 정선아리랑 등 수준 높은 공연을 펼친다.
이밖에 단오제 기간 동안 수리취떡과 단오신주 맛보기, 창포 머리감기, 신주 담그기, 단오부채 그리기, 단오 부적 체험, 단오 차 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단오제가 열리면 주 행사장인 남대천 일원뿐 아니라 강릉시내 전체가 술렁인다.
특히 60대 이상 어르신들은 매일 출근하다 시피 단오장을 찾는다.
이맘때면 평창, 삼척, 동해, 양양 등 인근지역 주민들도 관광버스를 빌려 단체로 강릉 단오장을 자주 찾는다.

 

강릉단오제 교동농악 공연. <(사)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천년 축제 강릉 단오제의 유래
강릉 단오제는 고대 부족국가의 제천의식과 농경의례에서 비롯됐다.
천년을 이어온 전통 민간축제인 강릉단오제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조선 세조때 남효온의 ‘추강집’, 광해군때 허균의 문집인 ‘성소부부고’ 등에 강릉 단오제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강릉 단오제는 국내 곳곳에서 진행되는 단오 행사와 명확히 구분되는 독특한 형식을 띠고 있다.

 

강릉 단오제 신주빚기.<(사)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제례 의식의 대상이 있는 점도 특이하다.
강릉지역 주민들은 단오때 대관령 산신, 대관령국사성황신, 대관령국사여성황신 등 각종 설화 등과 연결된 대상에 제례를 올리며 마을의 안녕을 빌었다.
국사성황제, 국사여성황제, 봉안제, 영신제, 영신행차, 조전제, 송신제 등 설화와 풍속 등이 결합된 스토리가 있는 축제에 흥을 더하며 공동체의식을 형성해 간 것이다.
주민들이 대관령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강릉단오제 주 행사장 야경.<강릉시 제공>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유산
수릿날인 음력 5월 5일을 전후해 열리는 강릉 단오제는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됐다.
이어 2005년 11월 유네스코에 의해 ‘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선정됐다.
가장 한국적인 향토축제란 평가를 받아 온 강릉단오제의 고귀한 가치가 세계적으로 공인된 셈이다.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은 무형유산이 인류 역사에서 차지하는 가치와 보존 필요성을 인식해 유네스코가 2001년 도입한 제도다.
종묘제악, 판소리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강릉단오제는 유네스코의 심사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강릉 남대천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단오공원.<강릉시 제공>


중국이 단오제 공동 등재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측 민속학자들은 “단오절은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므로 한국이 세계문화유산에 신청하는 것이 중국의 문화유산을 빼앗는 것은 아니다”며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신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강릉지역 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강릉 남대천 일원에 마련된 단오제 행사장에 붐비는 인파. <(사)강릉단오제위원회 제공>


강릉 단오제의 경우 지역문화가 집대성된 강릉만의 고유한 무형문화재인데도 불구하고 중국이 세계문화유산으로 공동으로 등록하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이후 유네스코는 강릉 단오제의 역사와 독창성 등을 인정해 결국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오는 6월 가족과 함께 단오장을 방문하면 예향 강릉의 숨결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