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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별의 별 이야기

가장크고 오래된 무궁화는?

제68주년 광복절을 맞아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떠올려 봅니다.
무궁화에 대한 기록은 동양 최고의 지리서인 산해경(山海經)에도 나옵니다.
춘추전국시대에 쓰여진 것으로 알려진 산해경엔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가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진다(君子之國 有薰花草朝生暮死)’는 글이 기록돼 있습니다.
여기서 군자국은 우리 나라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훈화초는 무궁화의 옛 이름입니다.
저 또한 수천년 전부터 한반도에서 피고 지던 무궁화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퀴즈 한번 내 보려고 합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홍천군 서석면 고양산의 무궁화.<홍천군 제공>


국내에서 가장 큰 무궁화는, 가장 오래된 무궁화는 과연 어느곳에 있을까요.
그리고 가장 무궁화가 많은 고장은, 가장 이색적인 장소에 핀 무궁화는 어디에 있겠습니까?
정답은 모두 강원도 입니다.
아마 고향이 강원도 홍천인 한서 남궁억 선생의 남다른 무궁화 사랑에 영향을 받은듯 합니다.

 

◇무궁화의 고장 홍천
강원도 홍천군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큰 면적을 가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요즘은 무궁화의 메카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군 전체에 50만 그루에 달하는 무궁화가 심어져 있습니다.
인구 7만의 7배가 넘는 엄청난 양 입니다.
229개 전국 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무궁화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홍천군 서면 모곡리 무궁화마을에서는 일제강점기 학교를 건립하고 30만 그루의 무궁화 묘목을 심어 보급하며 민족정신을 일깨운 남궁억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있습니다.
한서 남궁억 선생은 1933년 무궁화 사건으로 체포되어 복역하다가 1935년 병으로 석방된 후 고향에서 별세하셨습니다.
홍천군은 이 같은 선생의 업적을 기려 이 마을 일대를 무궁화 마을로 만들고 매년 무궁화와 관련된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펼치는 ‘한서문화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도로변 곳곳에 경관림으로 무궁화를 심고 있습니다.
국도와 군도 등 도로변 80㎞ 걸쳐 모두 3만8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고, 공원과 산에 심어진 것을 합하면 50만 그루에 달합니다.
이밖에 홍천군은 올들어 서울시교육청 7000 그루 등 전국에 모두 2만2000여 그루를 기증하는 등 무궁화 묘목 나눠주기 운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홍천군 서석면 고양산의 무궁화.<홍천군 제공>

 

◇국내에서 가장 큰 홍천군 서석면 고양산의 무궁화
2007년 홍천군 서석면 해발 675m의 고양산 8부능선 부근에서 높이 7.5m, 근경(뿌리 줄기) 37㎝의 무궁화나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무궁화 나무는 밑동부터 두 줄기로 서로 뒤엉켜 뻗어올라 있습니다.
당시까지 국내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것은 전북 남원의 길이 6m, 근경 28㎝의 무궁화나무 였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측은 홍천군 서석면에서 발견된 무궁화나무의 크기 등을 종합해 볼 때 국내 최대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고지대에서 생육이 다소 느린 점을 감안하면 이 무궁화나무의 수령은 100년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국내 최고령의 강릉시 사천면 방동리 무궁화.<강릉시 제공>


◇국내 최고령의 강릉시 사천면 방동리 무궁화
강원 강릉시 사천면 방동리에 있는 무궁화는 광복절 직전 꽃을 활짝 피우며 아름다운 자태를 뽑냅니다.
이 무궁화의 수령은 110년 이상으로 국내 최고령으로 확인돼 2011년 천연기념물 제520호로 지정됐습니다.
이 무궁화는 둘레는 105㎝, 높이는 4m에 달합니다.
강릉 박씨 종중 재실 내에 위치한 이 무궁화는 꽃이 홍단심계(紅丹心系 : 꽃잎이 붉거나 분홍색으로 가운데 꽃술 부분이 붉은 빛깔을 띠고 있음)로 순수 재래종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강릉 사천면 주민들은 이 무궁화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영월 한반도 지형의 무궁화.<영월군 제공>

 

◇영월 한반도 지형 위에 핀 이색적인 무궁화
우리나라 지형을 쏙 빼닮은 강원도 영월군 선암마을의 한반도지형을 아시는 분들은 많으실 겁니다.
그동안 사진으로 많이 보셨을테니까요.
영월 서강 줄기가 만들어낸 한반도지형이 연출하는 절경을 감상하고 있으면 절로 감탄사가 나오곤 합니다.
한반도 지형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주변에도 아름다운 무궁화 꽃이 핍니다.
무궁화 꽃이 한반도 지형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영월군은 항일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3년부터 4년간에 걸쳐 이곳에 무궁화 군락을 조성했습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도발이 커질 때 마다 무궁화가 핀 한반도 지형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하니 조성 목적은 달성한 셈이죠.
막바지 피서철, 가족과 함께 한반도 지형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