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값싼 수입 양고기를 국산 ‘흑염소’로 둔갑시켜 팔아온 음식점 업주와 유통업자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되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일입니다.
 다행히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 양과 염소 고기도 소고기와 같이 ‘원산지 표시’를 의무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일이 재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수입 양고기(면양)의 값이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은 흑염소에 비해 크게 낮기 때문입니다.
 양고기의 가격은 ㎏당 5500원선 이라고 합니다.
 국내산 흑염소(㎏당 1만7000원)의 30% 수준이죠.
 문제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장난을 친 일부 업주들 때문에 대다수의 선량한 음식점 주인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가짜 흑염소 요리가 많다는 소문이 확산되면 소비자들이 다른 보양식을 찾을테니까 말이죠.
 검은색 털을 지니고 있는 한국 재래 토종인 흑염소는 풀, 나뭇잎, 열매, 버섯 등 아무거나 잘 먹고 추위에 강해 농촌에서 가축으로 많이 사육해 왔습니다.
 엄연히 면양과는 전혀 다른 동물입니다.

 

혈육관계인 하이원리조트의 흑염소와 새끼 흰염소.<하이원리조트 제공>

 

혈육관계인 하이원리조트의 흑염소와 새끼 흰염소.<하이원리조트 제공>

 

 쌩뚱맞지만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강원랜드) 마운틴 광장에서도 흑염소를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흑염소들 사이에 예사롭지 않은 어린 흰염소가 함께 끼어있기 때문 입니다.
 이 어린 흰염소가 명물로 떠 오른 것입니다.
 흑염소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려 노는 모양새를 보면 혈육 관계인듯 하지만 털색이 달라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듭니다.

혈육관계인 하이원리조트의 흑염소와 새끼 흰염소.<하이원리조트 제공>

어미 흑염소가 낳은 새끼 흰염소.<하이원리조트 제공>

 

 어린 흰염소의 탄생 배경은 이렇습니다.
 하이원리조트측은 “지난 겨울 한 목장에 흑염소들을 위탁을 했는데, 그 목장에서 흑염소와 산양을 교배해 이 같은 흰염소가 탄생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흰염소의 절반의 유전자는 산양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이원측이 설명한 산양은 스위스 자넨(Ssanen) 지방이 원산지인 흰염소(자넨종) 인것 같습니다.
 유용종(乳用種) 염소의 한 품종인 ‘자넨종’은 젖을 짜기 위해 많이 기르는 가축으로 흔히 산양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이 염소에서 짠 젖을 ‘산양유’라고도 하고요.
 한국 유용 염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품종이 바로 ‘자넨종’ 입니다.
 털이 짧고 흰 자넨종은 흑염소보다 체구가 크고, 유방이 잘 발달돼 있습니다.
 한 마리에서 하루평균 2.5㎏ 정도의 젖을 짤 수 있다고 합니다.
 염소 젖엔 소화가 잘 되는 지방 입자가 들어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영국 등에선 염소 젖으로 치즈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흑염소와 흰염소가 교배했는데 털이 하얀 염소가 태어났을까요.
 염소의 모색은 흰색이 우성이기 때문입니다.
 하이원리조트의 흑염소는 털색이 다른 새끼를 정성껏 돌본다고 합니다.
 혈육관계이니 당연할 겁니다.
 염소는 비록 색이 달라도 염소끼리 어울립니다.

 

 

62년만에 개방된 춘천 캠프페이지 부지에 마련된 동물농장에서 면양이 먹이를 먹고 있다.

 

62년만에 개방된 춘천 캠프페이지 부지에 마련된 동물농장에서 면양이 먹이를 먹고 있다.

 염소들도 동족을 잘 구분하는데 사람이 면양과 흑염소를 혼동해서 되겠습니까.
 아무리 염소고기와 양고기가 색깔과 느끼하지 않은 맛이 흡사하다고 해도 속이면 안되겠죠.
 소비자들이 국내산 흑염소 요리라고 생각하고 먹었는데 사실은 면양이었다고 하면 얼마나 화가 날까요.
 흑염소는 주로 식용으로 기르고, 면양은 털을 얻기 위해 사육하는 것 아닙니까.
 제발 먹는 것 가지고 장난은 그만 했으면 합니다.

Posted by 경향 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