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60여개 농·산촌 체험마을 중엔 독특한 이름으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는 여러곳 있습니다.
 이중 한곳이 바로 평창 ‘소도둑놈 마을' 입니다.
 주민들은 별난 이름에 호기심이 자극된 관광객 대부분이 스스로 마을을 찾아온다고 자랑합니다.
 이들은 후한 시골인심만 느끼게 해주면 돈벌이도 된다고 귀띔합니다.

 

 

‘소도둑놈 마을’ 주민들이 산적복장을 한채 산채앞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소도둑놈 마을 제공>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2리.
 69가구 26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절반 가량이 152㏊의 농경지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갑니다.
 야생화 농장이 몇개 있긴 하지만 대부분 밭에서 무, 배추, 감자, 당귀 등 고랭지 작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마을은 논골, 까치골, 소도둑놈골 등 3개 골짜기로 이뤄졌습니다.
 진부면사무소에서 2㎞ 거리 밖에 안되는 등 접근성도 뛰어난 편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은 불과 5년전 만해도 평범한 농촌이었습니다.
 이때까지 마을을 찾는 외지인은 거의 없었습니다.
 간혹 농산물 수집상이 방문하는 것이 고작이었지요.
 문화유적도, 내세울 만한 볼거리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006년 마을 전체가 큰 수해를 당해 실의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어렵사리 수해 복구를 마친 주민들은 새롭게 살길을 모색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머리를 맞댄 끝에 2008년 산림청이 공모한 산촌생태마을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강원도 예선 결과, 최하위로 겨우 추천됐습니다.
 주민들의 마음은 급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변변한 시설조차 없었던 터라 결선에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아이템이 필요했습니다.
 마을 이장은 이듬해 농촌 개발 전문가들이 농촌을 찾아다니며 발전 방안에 대한 컨설팅을 해 주는 봉사모임인 ‘농촌사랑농도상생포럼’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역시 전문가들의 시선은 달랐습니다.
 이들은 마을에 있던 ‘소도둑놈골’에 주목했습니다.

 

 

산적 복장을 한 평창군 진부면 소도둑놈마을 주민들. <평창군 제공>


 소도둑놈골은 ‘옛날 서울로 가던 길목인 이곳에 산적이 많았는데 이들이 소를 자주 훔쳐 잡아 먹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토론과정에서 주민들로부터 이 얘기를 들은 전문가들은 마을 이름을 ‘소도둑놈 마을’로 바꾸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소도둑놈 이란 어감이 좋지 않아 처음엔 반대하던 주민들도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에 이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같은 아이템은 본선에서 예상밖의 성과를 냈습니다.
 이 마을 주민들은 현장심사 당시 소도둑놈 복장을 하고 심사위원을 산적 소굴로 잡아와 사업내용을 설명하는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효과는 만점이었습니다.
 산촌생태마을로 최종 선정돼 사업비 16억원을 지원받게 된 것입니다.
 객실 4개가 있는 도농교류센터, 당귀테라피관, 야생화체험관 등을 건립했습니다.
 실제 뒷산에 산적들이 기거하던 산채를 세우고,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자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엔 연간 2000~3000명이 산적체험을 하기 위해 이 마을을 찾는다고 합니다.
 소도둑놈골이란 옛 지명을 활용해 도시민의 마음을 훔친 것 입니다.

 

 

소도둑놈 마을 인터넷 홈페이지 첫 화면 촬영


 이 마을을 주민들은 무농약 친환경 농법과 농촌체험관광을 결합해 보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부농의 꿈을 이루려는 마을 주민들의 노력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산적 복장을 하고 농촌의 후한 인심을 팔고 있는 소도둑놈 마을을 방문해 보면 어떨까요.
 잊지못할 추억이 쌓일 겁니다.

Posted by 경향 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