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이 하루 평균 3명에 불과한데, 그게 무슨 안보·관광 시설입니까?”
강원 양구군이 안보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명목으로 8년전 복원한 ‘박정희 전 대통령 사단장 공관’이 관광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운영 지속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 양구군 양구읍 하리 군인아파트 뒤편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단장 공관’. 양구군은 2009년 4월 안보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명목으로 이 공관을 복원해 내부에 박 전 대통령이 육군제5보병사단장(1955년~1956년)으로 재직할 당시 사용했던 물건과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양구군 양구읍 하리 군인아파트 뒤편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사단장 공관’ 주변엔 적막감이 흘렀다.
굳게 닫힌 공관 입구 철문엔 ‘공관 내에서 말벌로 인한 벌쏘임 사고 위험이 있어 임시휴관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강원 양구군 양구읍 하리 군인아파트 뒤편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단장 공관’. 양구군은 2009년 4월 안보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명목으로 이 공관을 복원해 내부에 박 전 대통령이 육군제5보병사단장(1955년~1956년)으로 재직할 당시 사용했던 물건과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양구군청 공무원과 함께 철문을 열고 들어가자 울창한 나무숲에 둘러쌓인 50.61㎡와 16.03㎡의 목구조 공관 건물 2채와 함께 전시된 군용 구형 짚차 1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단장 공관 건물 옆에 전시돼 있는 군용 ‘구형 1/4 짚차’. 차량 앞에 설치된 안내판엔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제5보병사단장 재직시절, 군(軍)을 진두지휘 하시던 짚차’란 설명이 적혀있다.


건물 바로 앞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9년 4월 15일 기념식수한 소나무도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9년 4월 15일 기념식수한 나무.


이곳은 1955년 7월부터 1956년 7월까지 육군 제5보병사단장으로 재직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숙소로 사용했던 공관이다.
양구군은 2009년 4월 1억1600만원을 들여 이 공관을 개·보수하고, 내부에 박 전 대통령이 사단장 재직시절 사용했던 물건과 사진,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시설 등을 설치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단장 공관 건물 앞에 붙어 있는 안내판.


이 사업은 박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사단장 공관을 보존해 안보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재향군인회의 제안을 받은 제21보병사단과 양구군의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양구군은 깔끔하게 복원된 이 공관이 새로운 안보관광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단장 공관’의 철재 대문 앞에 설치돼 있는 표지석. 1972년 10월에 설치된 이 표지석엔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1955년 육군제5사단을 지휘하시며 이곳에서 거처하시다’란 글이 새겨져 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사업초기부터 “박 전 대통령이 잠시 머물렀던 공관을 관광자원화하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우려는 현실화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단장 공관 건물 옆에 전시돼 있는 군용 ‘구형 1/4 짚차’. 차량 앞에 설치된 안내판엔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제5보병사단장 재직시절, 군(軍)을 진두지휘 하시던 짚차’란 설명이 적혀있다.


이 공관을 둘러본 관람객은 2015년 1832명, 2016년 1175명에 불과했다.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533명이 찾는데 그쳤다. 하루 평균 3명 가량이 찾은 셈이다.
민통선 안에 위치한 두타연과 안보관광지인 해안면 통일관 등에 연간 11만명~13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것에 비교하면 극히 초라한 실적이다.

 

강원 양구군 양구읍 하리 군인아파트 뒤편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단장 공관’. 양구군은 2009년 4월 안보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명목으로 이 공관을 복원해 내부에 박 전 대통령이 육군제5보병사단장(1955년~1956년)으로 재직할 당시 사용했던 물건과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관람객이 더욱 줄어들어 아예 단 한명도 찾지 않는 날도 있다
양구군은 이 공관에 공공근로자 1명을 상주키켜 제초작업과 관람객 안내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기념식수 표지석.


인건비와 전기료 등을 포함한 공관 관리비는 연간 1000여만원에 달한다.
정창수 양구군의원(55)은 “정치적으로 추진된 타당성 없는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혈세 낭비가 증명된 만큼 운영을 중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Posted by 경향 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