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랑가 몰라~ 왜 무상급식 하는 건지, 알랑가 몰라~ 왜 고교 평준화 하는 건지, 알랑가 몰라~ 학교 행정업무 경감해, 알랑가 몰라~ 학교 학교혁신 빨리해~.”
강원도교육청은 최근 가수 싸이의 ‘젠틀맨’을 패러디한 뮤직비디오 ‘행복학교 젠틀쌤’을 만들었습니다.
민병희 교육감의 취임 3주년을 기념해 만든 것입니다.


젠틀맨 가사를 강원도교육청의 주요 정책에 맞게 개사하고, 춘천 지역 학생 90여명과 교육청 직원 30여명이 함께 출연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영상물은 7월 1일 유튜브에 공개된지 1주일만에 조회수가 4700건을 넘어섰습니다.

(유튜브 영상 주소 http://youtu.be/1fCA8BWhZN4
, 페이스북 영상 주소 https://www.facebook.com/photo.php?v=614901008534598)
이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행복학교 젠틀쌤’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도 등장합니다.

 

행복학교 젠틀쌤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오른쪽이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다.<강원도교육청 제공>


민 교육감은 선글라스를 쓴 채 승강기 안에서 싸이의 ‘시건방춤’을 췄습니다.
이 영상물을 본 이들은 강원도교육청 페이스북에 ‘교육감이 직접 출연해 춤추는 모습이 새롭다’, ‘선생님들이 멋있고 권위적이지 않아서 좋다’는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강원 교육계의 수장이 스스로 권위의 벽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이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서툰 춤도 정겹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행복학교 젠틀쌤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오른쪽이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다.<강원도교육청 제공>


민 교육감의 파격적인 행보는 이 뿐이 아닙니다.
그는 지난 6월 3일 강원도교육청 강당에서 이색적인 월례회를 열었습니다.
월례회의 주제는 ‘노래로 세상 읽기’ 였습니다.
민 교육감은 이날 영국 첨바왐바의 ‘덥섭핑(Tubthumping, 열변)’, 프랑스월드컵 응원곡이던 ‘탑 오브 더 월드(Top of the world)’, 김원중의 ‘바위섬’, ‘직녀에게’를 차례로 소개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들 노랫말처럼 서로 보듬고 함께하는 삶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모두를 위한 사회, 모두를 위한 교육이 우리 하나 하나를 ‘세상의 최고(Top of the world)’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 교육감은 자녀에게 과연 무엇을 물려줘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듯 안도현의 시를 노래로 만든 ‘땅’을 마지막으로 소개했습니다.

 

땅(안도현 시 /김원중 노래)
내게 땅이 있다면 거기/나팔꽃을 심으리/때가 오면 보랏빛 소리/나팔 소리 들리리/날마다 눈물 젖은 눈으로 바라보리/덩굴이 애쓰며 손 내미는 것을/내게 땅이 있다면 한 평도/물려주지 않으리 내 아들에게/다만 나팔꽃 진 자리마다 동그랗게 맺힌 꽃씨를 모아/아직 터지지 않은 세계를 주리

 

민 교육감은 격의없는 소통 방식을 즐깁니다.
지난 3월 화천 읍내의 한 식당에서 임용 3년 차 이내 젊은 교사들과 번개모임을 가졌습니다.
민 교육감이 시골 지역에서 근무하는 젊은 교사들의 고충을 듣고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휴대폰 메시지로 번개모임 공지가 나가자 13명이 참여했습니다.
한 교사가 “내 인생에서 가장 높은 사람과 식사를 해본다”며 너스레를 떨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민 교육감은 지역교육청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종이 비행기에 담은 꿈, 토크 & 공감’ 행사를 함께 열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각종 의견이나 질문을 색종이 종이비행기에 무기명으로 적어 날려 보내면 교육감이 이를 주워 즉석에서 대답하는 형식입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 교육감에게 건의하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합니다.

 

 

직원들의 인물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강원도교육청 제공>


이밖에 민 교육감은 2년째 전입 직원들의 인물사진을 직접 찍어주고 있습니다.
사진병 출신인 그는 사무실 앞에 붙어 있는 굳은 표정의 직원들 사진을 볼때 마다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밝은 모습을 직접 찍어주고 있는 것 입니다.
일각에서는 “교육자는 어느 정도 권위와 위엄이 있어야 한다. 한 지역의 교육계 수장인 교육감은 더욱 그래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같은 지적엔 일면 타당함도 있습니다.
권위는 타인에 의해 주어지는 것입니다.
절대 스스로 만들 수 없다고 합니다.
‘높은 자리에서 과감히 벗어나 낮은 곳을 잘 살필때 참다운 권위가 생긴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민 교육감의 잇단 파격이 반가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리 자체가 권위를 상징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Posted by 경향 최승현